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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방구같은 만화》(2쇄)

《내 방구같은 만화》(2쇄)

내 방구같은 만화 : 기묘나의 첫 번째 장편 그래픽노블

기묘나 (지은이) | 호랑이출판사 | 2017-01-11



  • 정가 | 13,000원

  • 초판 1쇄 | 2017년 1월 11일  

  • 초판 2쇄 | 2017년 7월 15일

  • 204쪽 | 135*190*19mm

  • ISBN | 9791196337933

  • 배송비 | 무료


20대 여성, 백수, 독립생활자 그리고 만화가 기묘나,

만화라는 이름의 방구를 뀌다!

뱃속에 있는 것들이 소화되지 않았을 때 우리는 방구를 뀌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하지만 언제나 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방구를 뀌었을 때 나는 구린내가 어쩐지 남들에게는 부끄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곰팡이에 대처하는 방법》, 《즐거운 산책》 등 독창적인 표현으로 20대 여성, 백수, 독립생활자로서의 경험을 때로는 진중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만화로 기록해 온 ‘은둔형 천재 만화가’ 기묘나가 이번에는 만화라는 이름의 방구를 뀌어냈다. 그의 첫 번째 장편 그래픽노블 《내 방구같은 만화》에는 2-30대 독거 여성, 아르바이트 생활자, 크고 작은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누군가와 진한 우정을 나눈 경험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제 자신의 방구가 부끄럽지 않다고, 아니 오히려 너무 시원하다고 말하는 기묘나의 솔직·유쾌한 《내 방구같은 만화》와 함께 시원스레 방구를 뀌어 보자.

그렇게 마음이 요동칠 때 만화를 그렸다. 스케치북은 아무 말 없이 내 얘기를 들어주는 유일한 존재였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 원인 모를 감정을 종이 위에 휘갈기고 나면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참고 있던 방귀를 붕- 뀌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그래서 스케치북 표지에 ‘내 방구같은 만화’라고 써 놓았다. 그게 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 「들어가는 말」에서


들어가는 말 Chapter 1. 불안한 방 · 난 또 어떤 만화를 그리게 될까? · 우당탕탕 · 쾌속취사 · 일루와 · 긁적긁적 · 그럼 상황이 달라졌을까? · 작업을 하는 마음 · 시바신 · 공중부양 · 알겠다고! Chapter 2. 미지의 방 · 계약 · 니가 돌아온 순간 · 할매 생각 · 아무 일도 없을 거야 · 폭식 · 좋은 일 · 가고 있다고! · 나름 빅뉴스 · 정색 · 맛간 소리 할래? · 반전 · 오기 · 망망대해 Chapter 3. 낯선 방 · 잠금장치 · 행복 · 경고 · 감정 · 제사 · 커피 한 잔 · 새로운 룸메이트 · 컴플렉스 · 이럴 때도 있지 · 정색2 · 중요한 문제 · 말 없는 응원 추천사 Hidden Chapter



글/그림 : 기묘나

초보 만화가이자 초짜 독립 생활자. 주로 개와 다니고 바나나 스무디를 좋아하며 만화책 충동구매가 특기다. 서비스직 알바를 하며 빡치는 일이 많지만 그럼에도 심신의 건강을 위해 그림을 그리고 우쿨렐레도 친다. 동네 개들의 환심을 사고자 호주머니에 간식을 넣고 다닌다. 반려견과의 산책기, 알바 생존기를 만화로 그려 보려 궁리 중이다. 《인간의 기억》(2015), 《곰팡이에 대처하는 방법》(2016), 《김형률 씨를 알게 된 후》(2016) 등을 쓰고 그렸다.




호랑이출판사는 일상 속에 가라앉은 이야기를 길어올려 작자와 독자 모두의 존엄을 도모하는 작은 출판사입니다. 호랑이출판사의 책은 전국의 작은 책방에서 위탁 판매하고 있으며, 아래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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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게 혼자 있을, 나를 돌볼 공간이 필요하다.

20대 독거 여성의 도시생존기

우리 사회에서 ‘젊은 여성’은 언제나 불완전하고 의존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진다. 노동 시장은 그들에게 조금도 호의적이지 않으며,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책임이 절묘하게 가해자가 아닌 피해 여성을 향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은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 심지어 낯선 이들의 말과 시선에 의해 고스란히 재생산되어, ‘젊은 여성’을 여전히 온전치 못한 자리에 머무르게 만든다. 20대 독거 여성인 기묘나가 경험하는 현실 역시 그러하다. 버스 옆자리에 앉은 낯선 남자가 왠지 무섭고, 집 안에서도 누군가 침입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은 고작 문에 잠금장치를 더 설치한다거나(「잠금장치」) 머리를 더 짧게 자르는(「오기」) 것이 전부다. 사랑과 걱정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를 향하는 가족들의 말은 오히려 불안을 가중시킬 뿐이다.

혼자 산다고 하면 제일 많이 듣는 말 “조심해라” (「오기」 83쪽)


“지금이라도 공무원 시험 준비할 생각 없나?” (「잠금장치」 110쪽)


이른바 ‘안정적인 직장’에 몸 담고 있지 않은 이에게 생활이란 녹록치 않다. 언제나 온라인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뒤지지만 괜찮은 알바 자리는 드물다. 최저 시급의 일자리조차 구하기 쉽지 않다(「그럼 상황이 달라졌을까?). 근로기준법을 제대로 지키는 사업장이 거의 없다시피 한 아르바이트 시장에서 어쩌다 일자리가 구해지더라도 그것이 달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반전」).

그럼에도 기묘나는 독립생활을 유지하기를 원한다. 모처럼 끓인 된장찌개에 곰팡이가 슬더라도(「할매 생각」), 혼자서 숨 쉴 수 있는 작은 방을 갈구한다. 룸메와 갈등을 겪고 한여름에 집을 보러 다니고 처음 하는 이사에 멘탈을 잃어버리지만 그래도 가족이라는 굴레 밖에서 고요하게 홀로 머물, 자기만의 방을 찾기를 멈추지 않는다.

가족이 아프고 외로워 할 때마다 나는 알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 「들어가는 말」에서

고요하게 혼자 있을, 나를 돌볼 공간이 필요하다. (「그럼 상황이 달라졌을까?」 26쪽)

힘들고 답답할 때마다 종이 위에 휘갈기고 나면 속이 좀 편해져요.

마음의 병에 대한 진솔한 고백 그리고 치유의 기록

그는 갑작스런 외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무기력한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이는 것에 대한 죄책감에도 시달린다(「아무 일도 없을 거야」). 어렵사리 찾아간 정신과에서 상담 받고, 독립된 방에서 꿋꿋이 생활을 이어 가며 조금씩 회복하지만 그 과정이 늘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멘탈은 수시로 흔들거렸다. 그럼에도 기묘나는 만화 그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아니, 그래서 더더욱 만화를 그렸다. 우울할 때, 생각이 정리되지 않을 때, 행복한 날에도 그렸다(「작업을 하는 마음」).

나는 이럴 때 만화를 그리고 싶다. 말로 표현도 안 되고, 논리적이지도 않은, 뒤섞인 내 얘기를 냅다 풀어놓고 싶을 때... 잡히지 않는 생각들이 종이 위에 옮겨지는 게 후련하다.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난 또 어떤 만화를 그리게 될까?」 15쪽)

누군가를 욕할 때 ‘정신병자’라는 말을 쓰는 것이 여전히 이상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마음의 병을 고백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고백은 소중하다. 기묘나는 몸이 아플 때와 마찬가지로 마음이 아플 때에도 적절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덤덤하게 보여준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던 의사의 조언을 꾸준히 기록하는가 하면, 치료 과정에서 겪었던 고민들을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한다(「말 없는 응원」). 이를 통해 기묘나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비슷한 마음의 병을 가진 이들에 대한 위로와 응원일 것이다.

이 책이 깜깜한 터널 속을 지나고 있을 또 다른 사람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 「들어가는 말」에서

계속되는 삶,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친구들과의 우정에 대하여

때로는 좌절과 실망을 경험하면서도 기묘나는 늦은 밤 볼펜똥이 묻어나는 펜으로 꾸준히 만화를 그리며 용기를 낸다. 곰팡이 슨 냄비를 씻고, 새 마음으로 방과 아르바이트를 찾았다. 상황에 적응하려 애쓰는 것만이 아니었다. 휴식 시간도 없이 과도한 노동을 요구하는 아르바이트 자리는 과감히 때려 치고(「그럼 상황이 달라졌을까?」) 친척들과의 불편한 자리에서 과감하게 방구를 날린다(「제사」). 이사 준비로 마음이 바쁘지만 그래도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고(「망망대해」) 사람들의 시선에 맞서 젊은 여자가 혼자 잘 살아가는 이야기를 만화로 써 내고야 말겠다고 다짐한다(「오기」). 그가 가진 유쾌함은 상황을 반전시키고 용기를 일으키는 힘이다.

그렇게 살아갈 힘을 낼 수 있었던 또 다른 원동력은 친구들과 나눈 별스럽지 않은 우정이었다. 호랑이출판사 동료 주영이, 룸메이트이자 친동생인 경아, 과잉배려의 아이콘 선미, 일본인 친구 아키나 짱, 집들이에 함께 한 친구들, 작업 이야기를 해 준 친구들 그리고 반려견 두두까지. 그들은 타인의 삶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응원을 주고 받는 존재들이었다.

친구들이 내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눈물이 핑- 돌 만큼 고마웠다. 집들이에 가서 오히려 이사 축하를 받고 오다니... 기분이 묘-하고, 좋다. (「니가 돌아온 순간」 46쪽)

이 만화에 등장하는 친구들! 그들이 없었다면 나를 돌볼 수 있는 방을 찾지도, 이 책을 완성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 「들어가는 말」에서

책 뒷부분에 수록된 동생이자 친구인 경아의 추천사처럼, 여전히 마음의 병과 함께 살아가는 작가 기묘나가 계속해서 만화를 그리기를, 그래서 그의 바람처럼 깜깜한 터널 속을 지나고 있을 또 다른 사람에게 작은 위로를 건넬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림을 그리면서 기쁨을 표현하고 스트레스와 걱정을 덜어내는 언니가 부럽기도 하고 뭔가 대견(?)스럽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평범하게 살아온 제 인생 중, 평생 간직하고 싶은 순간으로 기억될 동광동에서의 일상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그려준 언니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언니가 좋아하는 그림을 여러 가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그렸으면 좋겠습니다. - 「추천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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